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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 (하루, 상상출판)

작은독서가 2022. 9. 20. 07:46

<방구석에서 뉴욕 여행하기>

뉴욕 살이 4년 차 유튜버의 뉴욕 생활기

안녕, 뉴욕!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어느새 진정 국면으로 들어섰다. 코로나가 사라진 건 아니지만. 어쨌든 사람들은 예전 일상으로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외국 여행도 마찬가지다. 코로나로 뚝 떨어진 여행객들이 확 늘어났다. 하지만 성인이 된 지 한참 지난 지금도 여권이 없는 나다. 그러니 나와는 별 상관없는 일이었다. 뉴스에서 그렇다고 하니 "음,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일밖에. 그런데 웬걸, 여행은커녕 집 밖에 나가는 것도 귀찮은 내게 뉴욕이 먼저 다가왔다. 책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가 바로 그 뉴욕이다.

저자 '하루'는 유튜버다((260) haruday하루데이 - YouTube). 뉴욕에 사는 4년 차 '뉴요커'이기도 하다. 뉴욕 살이 이전에도 타국 생활 오래 했다. 그것도 아주 다양한 곳에서. 하지만 뉴욕은 그런 경력직(?) 외국 살이 한국인에게도 다른 무언가가 있는 모양이다. 세계 수도라서 그런 것 말고, 경제 중심지라서 그런 것도 말고.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 숨 쉬는 소박한 생활이 여타 도시와는 다르게 매력 있다.

책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는 저자의 4년 동안의 뉴욕 살이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고 신기한 점도 있다. 저자의 가감 없는 글을 보자니 뉴욕에 그녀가 얼마나 물들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니 책의 어떤 장면도 놓칠 수 없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여기에 책의 모든 내용을 다 옮겨 적을 수는 없다.(궁금하면 구매해서 보시라! 책을 펼치면 뉴욕이 택배로 집 앞에 와 있을 것이다.) 다만 내가 인상적이라고 느낀 부분에 대해 짧은 감상을 남겨보고자 한다. 책 자체가 에세이니까. 나도 자유로운 마음으로 감상문을 썼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내가 책을 통해 여행한 뉴욕 기행문을 쓴다고 이해하고 봐 주면 좋겠다.

책방은 언제나 새로워

독립서점. 애서가라면 한 번쯤 가보고 싶고, 더 나가면 창업하고 싶은 그런 곳. 화려한 뉴욕 거리에서 그런 소박하고 따뜻한 독립서점이 있을까 싶었다. 애초에 미국 자체가 대기업 아마존의 고향이기도 하고, 그 아마존은 서점으로 첫 사업을 시작했으니까. 이미 아마존에 밀려 오프라인 서점은 전멸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했다.(물론 관광용 독립 서점 정도는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의외로 뉴욕은 오프라인 서점이 많다. 산소호흡기에 연명하는 불쌍한 처지일 거라 지레짐작한 것이 민망할 정도로. 명품 매장들만 그득그득할 것만 같은 공간에도 서점은 존재한다. 그것도 관광용으로 대충 꾸민 서점이 아니다. 진짜 지역 밀착 독립서점들이다. 수도 꽤 된다.

곳곳에 외따로 떨어진 서점은 뉴욕의 바쁜 일상에서 한 뭉텅이 오려낸 듯 느릿느릿 움직인다. 그러나 모든 서점이 똑같지는 않다. 오히려 서점들은 모두 다른 문화를 갖는다. 서점은 책방 주인 마음껏 원하는 주제의 책으로 도배되어 있다. 말하자면 전문점이다. 에세이 전문점, 사회과학 책 전문점 등등. 취향에 맞는 곳을 찾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취급하는 책처럼 책방 문화도 다 다르다.

한국처럼 뉴욕도 오프라인 서점은 하루하루가 위기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책 보다 재밌는 것들이 대량으로 탄생한 곳이 미국이다. 우리보다 문제가 덜하지는 않다. 따라서 뉴욕의 책방은 오늘도 생존투쟁을 중이다.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탈바꿈하거나, 독서회나 작가 초청회나 강연을 하기도 한다. 신기하게도 한국 독립서점과 비슷하다.

화려한 면모가 뉴욕의 전부는 아니다. 조용하고 나른한 공간도 군데군데 있다. 독립서점 같은. 그래서 도시 뉴욕은 오늘도 멋있다.

고양이와 멍멍이

뉴욕은 애완동물의 천국이다. 센트럴파크 같은 공원은 물론 도시 곳곳에서 개를 볼 수 있다. 심지어 애완견 없는 사람은 출입조차 못하는 가게까지 있다고 하니, 개는 뉴욕에서 말 그대로 '반려'견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뿐이랴. 개 말고 고양이도 인기다. 델리(한국의 편의점 비슷한 가게)에는 나른하게 어슬렁거리거나 쿨쿨 잠자는 고양이가 있다. 한 군데가 아니라 이곳 델리 저곳 델리 아무 곳이나 들어가면 제각각 다른 특징의 고양이가 있다. 굳이 이들을 찾아 돌아다니는 것도 뉴욕 생활의 즐거움이다. 다만 야옹님 맘에 들지 않으면 못 볼 수도 있겠지만.

개와 고양이는 뉴욕의 주민이다. '반려'라는 이름을 동물에 붙인 한국이 실상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것과 다르다. 연간 수십만의 반려동물을 어느 순간 길바닥에 버리는 한국에서 개, 고양이는 그저 살아있는 인형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렇다고 뉴욕이 절대적으로 동물 주인의 시민의식이 특출 난가 하면 그건 아니다. 예컨대 밖에 나가면 개똥을 안 볼 수가 없다. 이곳은 청소를 안 하나. 그렇게 생각할 만큼 더럽다. 주인이 치우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라 그럴 거다.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유기 동물도 있다. 저자가 유기묘를 임시 보호하는 '포스터' 역할을 맡아서 어린 고양이를 돌본 이유가 바로 이거다.

다만 뉴욕 주민들은 애완동물의 인식을 비교하면 한국보다 정말로 낫다. 동물들이 이곳저곳 다녀도 누군가 꺼리는 분위기는 거의 없다. 그렇지 않다면 이 책의 저자가 찍은 사진 속의 그 많은 동물들은 다 제 집에 매여 있었을 거다. 주인이 오기 전까지는 홀로 학대당하는, 마치 한국처럼. 같이 사는 하나의 생명체라기보다 그저 살아있는 인형처럼 대접받고 있겠지. 하지만 뉴욕 주민들은 정말 가족인 것처럼 개를 데리고 다닌다.

도시는 인간을 위해 지어졌지만, 도시의 땅은 언제나 자연의 것이다. 사람만의 공간이 아니라 동물들의 공간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고양이와 개가 이렇게 뉴욕을 활보하는 걸 거다. 이들도 당당한 도시의 주민이니까.

사철 아름답다

뉴욕의 사계절은 환상적이다.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는 인문 환경과 자연의 극치이다. 시기에 따라 옷을 바꿔 입는 것만 같다. 마치 금강산이 계절마다 이름이 달리 있는 것처럼. 뉴욕도 계절마다 다 다르게 매력 있다.

사계절 다양한 문화가 교차하는 곳. 아름다운 자연이 뒷배경이 아닌 중심에 자리하는 곳. 문화 향유의 중심점.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들이 산다는 점. 이것이 뉴욕을 아름답게 한다. 가령 센트럴파크의 나무가 꽃을 피우고, 잎사귀가 무성 해지며, 어느새 울긋불긋 단풍이 들고, 마지막으로 하얀 눈으로 뒤덮이는 장면은 매년 똑같지만, 매번 아름다운 것처럼.

한편 봄부터 겨울까지, 쉬지 않고 돌아가는 뉴욕은 이곳이 세계의 중심이고, 세계가 곧 이곳에 있다는 걸 당당히 뽐낸다. 따라서 시기에 따라 양질의 문화생활, 예를 들어 공연, 전시, 뮤지컬, 야외 콘서트 등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특히 발품을 팔면 저렴하게 또는 무료로 이걸 즐길 수 있다. 정말이지 천국 같다. 교과서에나 볼 작품을 이렇게 싸게 만날 수 있다니. 정말 부럽다.


특히 뉴욕의 문화 중 뮤지컬은 빼놓을 수 없다. 뉴욕 브로드웨이 유명한 거야 두말하면 입 아프지 않나. 인기 있는 뮤지컬은 물론 생소한 뮤지컬도 많다. 익숙지 않더라도 한번 보시라. 괜찮은 뮤지컬이 이렇게 많았나 눈이 휘둥그레질 것이다. 이도 발품 팔면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이것이 뉴욕에 사는 장점이다. 문화생활을 위해서 마음먹고 나서야 하는 한국과는 천지차이다. 뉴욕에서 문화는 숨 쉬듯 자연스럽다.

추천 독자

책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는 에세이다. 특히 뉴욕의 '삶'에 집중한다는 특징이 있다. 뉴욕에 가고픈 사람들, 뉴욕에 가봤으나 여행 삼아 잠깐 머물러 도시를 다 즐겨보지 못한 사람들, 그리고 나처럼 언젠가 가보겠다는 기약 없는 약속을 스스로에게 하는 집돌이, 집순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 책으로 뉴욕 여행이라니. 재밌을 것 같지 않은가. 또 여행을 가봤더라도 년 단위로 생활한 사람은 드물 테니 그분들도 뉴욕의 이면을 보며 즐길 수 있으리라. 사실 뉴욕을 알기 위해서는 웬만한 시간으로는 택도 없다. 오랜 시간, 뉴욕에 스며들어 도시를 만끽하지 않는 이상, 뉴욕을 온전히 이해하는 건은 어려운 일이다. 저자도 이를 지적하고 있다. 그러니까 이 책을 통해 뉴욕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으면 한다.

책을 읽기 전, 혹은 읽은 후에 저자의 유튜브를 들어가 보기를 바란다. 책에 수록된 사진은 담지 못한 뉴욕의 영상들이 많다. 만약 책과 유튜브를 모두 본다면 뉴욕의 본질을 깨닫게 될 것이다. 뉴욕은 이런 곳이다. 관광도시가 아니라 삶이 듬뿍 묻어나는 매력이 넘치는 도시다. 관광으로는 미처 다 못 본 뉴욕의 진면모를 이 책을 통해 슬쩍 들여다보자.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
뉴욕에서의 일상을 기록한 브이로그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유튜버 하루데이. 감성적이고 따스한 저자 특유의 시선을 담은 영상으로 누적 조회 수 1500만을 기록하며 뉴욕의 낭만을 공유하고 있다.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에는 그런 저자가 길을 걷다가 멈추어 서서 바라본 뉴욕의 풍경들을 담았다. 한곳에 오래 머물기보다 여러 나라를 경험하기를 좋아하는 저자는 3년간 살던 싱가포르를 떠나기로 결심했다. 다음 목적지를 고민하다가 망설임 없이 선택한 곳이 바로 뉴욕. 왠지 특별한 일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만 같은 강한 끌림 때문이었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센트럴파크가 집 앞에 있다는 것, 좋아하는 영화와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뉴욕의 거리를 걸으며 다시금 이 도시와 사랑에 빠지는 것. 낭만 가득한 풍경이 어디에나 펼쳐져 있는 뉴욕은 기대만큼이나 아름다웠다. 저자의 카메라에 담긴 도시의 풍경은 마치 영화의 스틸컷 같고, 단정하고 담백한 문장들은 정제된 대사처럼 느껴진다. 평범할 수 있는 일상의 기록도 저자의 앵글을 통해 본 뉴욕에서라면 특별하다.
저자
하루
출판
상상출판
출판일
2022.08.16

이 책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