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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도 서점 꿈 이야기 (무라야마 사키, 클)

작은독서가 2023. 4. 18. 20:10

만날 수 없는,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책 '오후도 서점 꿈 이야기' 표지 사진

책 ‘오후도 서점 꿈 이야기’가 출판되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들떴다. 이 책은 작가 ‘무라야마 사키’의 ‘오후도 서점 시리즈(?)’의 외전격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본편 책 ‘오후도 서점 이야기’와 ‘별을 잇는 손’은 일본 소설 특유의 부드럽고 낙낙한 느낌의 소설이었다. 마찬가지로 외전 또한 몽실몽실한 느낌의 이야기로 가득하다. 추가로 감동적이기도 했다. 확실히 저자 무라야마 사키의 취향이 담뿍 들어있었다.

본편 시리즈의 줄거리는 주인공 츠키하라 잇세이가 어떤 사건에 휘말려 시골 마을 ‘사쿠라노마치’의 오후도 서점의 주인이 되고, 그 이후 서점을 경영하며 겪는 이야기이다. 반면 외전인 ‘오후도 서점 꿈 이야기’는 원래 주인공이었던 츠키하라 잇세이가 한 발작 뒤로 물러나 있다. 책은 마치 연작 소설처럼 작은 소설이 여러 개 붙어 있는데 각각 이야기를 진행하는 화자가 다르다. 이들 화자는 본편에 등장한 주요 인물들이다. 이들의 과거사는 잘 알 수 없는데, 본편에선 알 수 없었던 각자의 이야기가 여기에 수록되어 있다. 따라서 본편을 읽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오후도 서점 꿈 이야기’를 읽기 전 앞선 두 작품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 책은 작가가 제목에 ‘꿈’을 넣었다. 그건 꿈과 같은 환상적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즉 판타지 소설과 비슷하다. 본격적인 판타지 소설은 아니고, 현실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 좀 가벼운 판타지 소설이라고 말해야 할까. 그래서 본편과 달리 환상적인 느낌이 든다.

책의 내용은 마을에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인 ‘정령 고개’ 혹은 ‘마법 고개’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다. 이 고개는 만나고 싶지만, 지금은 만날 수 없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그 사람이 살아있든, 죽었든 상관없다. 오직 필요한 건 만나고 싶다는 마음뿐. 이야기의 화자는 만나고 싶었던 이들을 만난다. 병원에서 입원 중인 작가, 이미 오래전 죽은 친척 누나, 과거 자신을 버렸던 임종 직전의 아버지 등. 절대로 만날 수 없고, 일반적인 상황에서 마주할 일 없는 사람과 재회를 한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치유하고, 또 서로를 마음으로 안아준다. 만났던 이들이 다시 사라질 때까지. 꿈에서 깨어나듯 그들이 희미해질 때까지.

아마 독자들 중에도 만나고 싶지만, 만날 수 없는 이들이 있으리라. 현실에서는 당연히 만날 수 없겠지만, 이 책 ‘오후도 서점 꿈 이야기’를 보면서 마음을 달랬으면 한다. 그저 창작 이야기일 뿐이지만 화자의 감정에 이입해서 이야기를 즐긴다면 필시 가득 차오르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후도 서점 꿈 이야기
따뜻한 마음으로 잇세이를 품어준 오후도 서점이 있는 한적한 시골 마을 사쿠라노마치. 이 작은 마을에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 수만큼 신비한 일도 가득하다. 산을 가로지르는 바람이나 흐르는 강물 소리에서 이 세상 것이 아닌 존재를 느끼기도 한 잇세이. 서로 다른 이유로 마을을 찾은 이들도 잊을 수 없는 일을 경험하게 된다. 과연 이 산골짜기 마을이 간직한 비밀은 무엇일까? 상처와 슬픔을 극복하며, 책을 사랑하는 마음 그대로, 누군가와 함께한 추억과 그리움으로 연결되는 마법과 같은 이야기는 어느덧 우리가 잊고 있던 진정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줄거리 1장 가을 괴담 어른들에게는 별을 본다고 거짓말을 하고 친구인 후타, 오토야와 함께 마을 산속 벼랑에 있는 유령이 산다는 외딴 저택을 향한다. 그러나 비바람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바람에 도오루는 담벼락에서 떨어져 정신을 잃고 만다. 눈을 떠보니 저택 안. 도오루는 그곳에서 소중한 기억을 간직한 책, 《하늘색 기사》를 만나 기뻐하는데……. 2장 여름, 길 잃은 아이 긴가도 서점의 점장 야나기타 로쿠로타는 배웅하겠다는 잇세이를 뒤로하고 사쿠라노마치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한여름의 산길에서 길을 잃고 만다. 해는 저물고, 통신 서비스 지역은 벗어났고, 산짐승이 나오는 곳에서 불안해하던 그는 어린 시절 사촌 누나에게 들었던, 조난을 당했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떠올리자 잊고 있던 기억들도 함께 되살아난다. 그리고 그것에서 그리운 목소리들을 만난다. 3장 아기 여우의 편지 잇세이를 좋아하는 소노에의 소꿉친구이자, 긴가도 서점 문예 담당 점원인 미카미 나기사는 휴가를 맞아 사쿠라노마치에 있는 오후도 서점을 방문하기로 한다. 기차역에서 고갯길을 넘어 가려던 미카미 나기사는 그 길에서 그토록 미워했던 아버지이자 유명 편집자였던 나츠노 고요와 마주한다. 4 등대지기 서로 돕고 신뢰하지만 비밀을 간직하고 싶다면 굳이 따져 묻지 않는 사쿠라노마치 사람들조차 호기심을 품고 있는 푸른 눈의 늙지 않는 노인. 신비한 능력이 있는 오후도 서점 고양이 앨리스. 그리고 그 둘의 눈에만 보이는 한 소녀. 그 소녀는 누구이고, 왜 잇세이 곁을 맴도는 걸까? 푸른 눈의 노인은 정체가 무엇일까?
저자
무라야마 사키
출판
출판일
2023.03.29

이 책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