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단 당첨 (홍보)

아프리카 스타트업 (이종현, 스리체어스)

작은독서가 2023. 8. 4. 12:17

아프리카, 미래인가?

책 '아프리카 스타트업' 종이책 표지 사진

아프리카 스타트업?

누가 아프리카의 희망찬 미래를 말한다면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로 공감할 이는 없으리라. 아프리카에 대한 뿌리 깊은 편견은 쉽사리 없어질 정도의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아프리카 대륙에 관심이 없다. 비단 일반 국민뿐 아니라 공무원, 정치인, 기업인 등등 너나 할 것 없이 아프리카를 꺼리고 낯설고 멀게 느낀다. 이러한 편견은 여타 선진국들이 아프리카에 대규모의 투자를 아끼지 않는 반면, 한국은 소규모 투자조차 꺼리는 것으로 간접적으로 증명된다.

 

아프리카에 대한 우리의 인상은 못살고 낙후된 곳, 미래도 희망도 없는 절망만 가득한 곳이다. 당장 아프리카와 관련된 단어를 떠올려봐도 전쟁, 약탈, 방화, 강간, 해적질, 산적질, 전염병, 미신, 쿠데타, 내전 등등 좋은 것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나마 독특한 여행지 몇몇 곳이 예능 프로그램 등을 통해 전해지면서 인식이 조금은 나아졌다. 물론 여전히 밑바닥일 뿐이지만.

 

필자도 평범한 한국인이기에 아프리카에 별다른 좋은 인상은 갖고 있지 않았다. 아프리카의 미래가 과연 희망적인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전문가들이 아프리카가 기회의 땅이라는 데는 다 이유가 있겠지. 하지만 그게 대체 언제 오는가? 몇 년 전, 몇십 년 전에도 사람들이 말하는 아프리카의 미래는 찬란했다. 다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오히려 현실은 더 나빠졌으면 나빠졌지 좋아진 것 같지는 않다. 심지어 최근에는 수차례 쿠데타가 벌어져 어수선한 모습이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었다.

 

그런데 아프리카에 스타트업이라고? 두 단어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는 건 비단 나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스타트업. 듣기만 해도 희망, 꿈, 미래를 연상케 하는 이 단어는 선진국의 전유물 아니었던가. 단어만 놓고 보면 서구 사회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 책은 아프리카가 변하고 있음을, 그것도 스타트업의 역동적인 문화를 통해 바뀌고 있다는 것을 명징하게 보여 준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던 아프리카의 이미지가 거짓이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54개국, 13억 명의 사람이 존재하는 아프리카 대륙은 우리가 아는 게 다가 아니다. 다양한 스타트업이 꿈틀거리고 성장하는 곳. 그게 바로 지금 아프리카이다.

 

책 ‘아프리카 스타트업’은 저자 이종현이 직접 발로 뛴 취재와 인터뷰, 오랜 연구 및 실무 경험,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덧붙여 출판일자가 2023년 5월 29일로 비교적 최신이라 아프리카의 따끈따끈한 살아 있는 정보가 농축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편 이 책은 딱딱한 학술서나 교양서가 아니다. 118페이지 정도의 얇은 책으로 저자는 아프리카의 경제 상황 등을 세밀하게 전달할 의도를 갖고 있지는 않다. 그저 그는 책 말미에 밝힌 것처럼 ‘아프리카에도 스타트업이 있구나’라는 사실을 독자에게 전달할 의도였다고 적었다. 그 결과 이 책을 접하는 사람의 배경 지식이 어느 정도이든 아프리카의 스타트업 현황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프리카 스타트업!

책 ‘아프리카 스타트업’은 아프리카 대륙의 스타트업 현황, 스타트업으로 이름난 4개국의 환경과 특징, 아프리카 스타트업 문화 그리고 아프리카 대륙의 이점 및 불안 요소 등을 내용으로 한다. 이 내용을 종합하면 아프리카의 미래는 희망적이다. 이러한 까닭에 해외 각 나라는 아프리카를 주목하고 있으며, 실제로 투자가 어마어마한 규모로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이 관민 구분 없이 아프리카를 무시하는 상황과는 정반대이다. 저자는 이러한 한국 분위기를 한탄하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다양한 선진국이 아프리카와 아프리카 내 스타트업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아프리카 스타트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개인 혹은 기업이 직접 투자하기도 하고, 유명 VC들이 돈을 대고 유망 기업을 성장시키기도 한다. 한편 아프리카의 특성상 국제 원조 기금, 국제 투자 은행의 투자도 활발하다. 추가로 각국 정부는 아프리카에서 스타트업 창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다양한 투자는 아프리카 스타트업의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아프리카 내에 유니콘 기업이 정말 많이 생긴 것이 이를 방증한다. 주미아, 인터스위치, 파우리, 스위블, 플러테웨이브, 안델라 등 아프리카 내 유니콘 기업은 2023년 초 기준으로 11개나 있다.

 

이 책은 타국과 다른 아프리카만의 독특한 스타트업 특징들을 강조한다. 예컨대 이들 기업은 아프리카의 제반 사정을 파악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이익을 내고 있다. 불안한 정세, 부족한 인프라, 뒤떨어지는 금융 환경 등 페인 포인트(pain point)가 산적한 아프리카이다. 누군가에게 이는 악조건이지만, 스타트업 기업가는 이를 회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걸 실마리로 성장 기회를 잡는다. 일례로 아프리카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이 있다. 서방과 달리 낙후된 금융 환경, 제도는 아프리카 주민의 경제생활을 불편하게 하는 원인이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는 일상적인 거래부터 보험, 대출 등등 거래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런 부족분을 채우는 핀테크 스타트업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그리고 이들 기업은 단순히 사익을 추구하는 것뿐 아니라 아프리카 사회 시스템을 떠받치는 존재로 거듭났다.

 

적정 기술의 사용도 무시할 수 없는 아프리카 스타트업의 특징이다. 아프리카의 사회 인프라는 여타 지역과 비교할 때 상당히 낙후되어 있다. 가장 비싼 인터넷 요금이 아프리카에 있다는 것을 아는가? 그 결과 서구 스타트업에서는 신경을 쓰지 않았던, 기술의 적정 수준을 항상 생각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이렇다. 모바일 무선 통신이 주된 통신이다? 그러면 모바일 친화적 서비스 UI를 만들자. 데이터 비용이 높은가? 데이터를 적게 쓰면서도 자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자. 이렇게 아프리카의 사회 인프라 부족이 아프리카만의 독특한 특징을 만들고 있다.

 

한편 아프리카의 미래가 아무리 밝더라도 빛을 바라게 만드는 외부 환경을 무시할 수는 없다. 불안한 사회 정세, 예컨대 쿠데타, 내전과 같은 극단적인 사례뿐 아니라 고질적인 부정부패, 부실한 규제 정책, 수준 낮은 거버넌스와 행정 등, 이와 같은 문제는 스타트업의 성장 동력을 깎는다. 일례로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4대 스타트업 국가이지만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행보에 스타트업 기업들이 나이지리아 밖으로 탈출하고 있다. 확실히 며칠 만에 휙휙 바뀐 규제로 문제없던 스타트업이 돌연 폐업하거나 사람을 대량으로 해고하는데 어떤 기업이 버텨낼 수 있을까. 우리나라와 달리 이곳은 눈 깜박할 동안 스타트업 기업 하나가 망하는 건 일도 아니다.

 

아프리카는 다르고 다양하다

주의할 점이 있다. 앞서 언급한 특징은 그저 다양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하기 바란다. 저자도 그리 생각하지만 아프리카는 넓고 인구도 많다. 민족도 정말 많고. 그렇기에 단순히 ‘아프리카’라는 이름으로 대륙 내 모든 스타트업을 뭉뚱그려 정의하는 것은 오만한 행위이다. 나라마다 지역마다 그리고 도시마다 천양지차인 곳이 바로 아프리카이다. 따라서 책에 쓰인 내용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마시라. 그저 더 깊이 있는 공부, 조사를 위한 초석으로 생각하자.

 

우리는 아프리카를 단순히 하나의 큰 공동체, 공통의 경험을 공유하는 거대한 한 집단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그러한 관점은 이제 버려야 한다. 기후도, 민족도, 언어도, 종교도 무엇하나 같지 않은 수많은 집단의 합이 아프리카의 실체이다. 이를 조심한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지식을 얻어 갈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말을 끝으로 글을 마친다. 아프리카에도 스타트업이 있다! 아프리카 스타트업은 세상을 바꿀 것이다!

 

이 책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