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람으로 태어나 단 한 번도 집단 밖에서 홀로 살아본 적이 없다. 설령 자신이 홀로 자랐다고 주장하는 자가 있다 해도, 결국은 어딘가에 소속된 것을 눈치채지 못할 뿐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작은 성취도 많은 이들의 보탬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결국 조직은, 집단은 우리와 때려야 땔 수 없는 존재이다.
책 ‘집단의 힘’은 그런 집단의 존재에 주목한다. 집단, 그리고 팀워크가 인류가 만든 가장 오래된 발명품이라는 저자 ‘박귀현’ 교수의 글은 이 책의 성격을 미루어 짐작케 한다. 저자는 책에서 집단이 가진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효과를 다양한 예시로 풀어나간다. 그런 효과의 기저에는 인간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 있다. 사람의 본성을 알지 못하고서 집단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다. 집단을 만든 건 본능적인 인간의 성향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저자의 책에서 온갖 갈등으로 넘쳐나는 사회에서 이 책의 효용을 생각했다. 우리는 갈등하면 쉽게 떠오르는 예시들이 넘쳐난다. 정치집단인 좌우의 갈등, 성별갈등, 세대차이로 인한 갈등, 도농 갈등 등등. 이런 갈등은 해결하기 무척 어렵고, 솔직히 해결이 불가능한 것은 아닌가 하는 절망적인 생각도 들게 만든다. 그런데 이렇게 보면 갈등만 불러일으키는 집단이 어떤 효용이 있을까?
사실 집단은 우리가 제대로 활용하기만 하면 큰 성과를 내는 도구가 될 수 있다. 갈등 상황으로 복잡한 현대사회에서는 그런 집단의 힘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한다면 갈등을 크게 줄일 수 있으리라 보았다. 물론 이런 긍정적 결과를 낳게 하려면 노력이 필요하다. 집단 내에서 사람들은 다른 이들의 생각과 행동에 너무도 쉽게 휘둘린다. 그렇다고 집단과 완전히 연을 끊을 수도 없는 것이, 사람은 본능적으로 소외감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것이 설령 적대 집단이라 하더라도, 그들이 한 사람을 소외시키기로 마음먹는다면 사람은 누구나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집단 속에서 사람들은 점차 수동적이고 보수적으로 변한다. 집단이 멍청하고 무능하게 바뀌는 건 시간문제가 된다.
이리 보면 집단은 사람의 자유로운 생각을 억압하고, 결국 개개인의 힘을 약화시키는 주범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집단은 소속된 개개인이 얼마나 정신을 차리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바뀔 수 있다. 특히 보다 현명한 집단으로 바뀌려는 노력은, 개개인이 제 의견을 가감 없이 표현하고 타인의 의견에 공감하는 데 있다. 만일 구성원이 그저 게으른 사람으로 남의 의견에 따라 이리저리 떠다닐 뿐이라면 집단은 무능해진다. 하지만 아무리 소수의 구성원이라도 제 생각을 표현하려 노력한다면, 설령 그 노력이 당장에 빛을 보지는 못할지라도 집단 전체의 마음속에 의심의 씨앗을 심을 수 있다. 대세를 따르는 순간 한 두 차례 멈칫하게 만드는 그런 씨앗 말이다.
이처럼 집단의 다양한 의견의 개진과 공유, 그리고 이해는 집단을 건강하고 똑똑하게 만든다. 집단은 이럴 때 큰일을 해 낼 수 있다. 과거 인류가 문명을 이루기 전부터 지금까지 순전히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낸 개인은 없었다. 뒤를 받치면서 지원할 역량이 있는 조직 안에서만 결과를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코페르니쿠스를 보자. 지동설을 주장하는 당대의 천재적인 시선이 수백 년간 곪을 대로 곪은 천주교 집단에서 얼마나 많은 박해를 당했는가?
한편 집단 내부, 집단 간의 활발한 토론, 의견 교환, 그리고 이해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는다. 우선 집단은 극단적인 결론을 지양한다. 상대의 설명을 통해 자신과 다른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공감하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의심은 걷히고 집단은 화합, 평화를 쟁취한다.
이 책을 보는 독자들은 이러한 집단의 힘을 깨닫고 더 좋은 집단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할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그런 노력이 모여서 집단이 더 현명해지고 더 긍정적으로 변하리라 믿는다.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책을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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