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극단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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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한 이후, 현재 세상은 스마트폰에 맞게 변했다. 인간 또한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에 맞춰 변화했다. 따라서 현재 우리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생활이 불편한 지경에 이르렀다. 스마트폰은 그저 도구라고 치부할 수 없다. 신체의 일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가치가 있는 존재가 되었다.
이 변화는 긍정적이기만 하지 않았다. 오히려 스마트폰은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문제를 야기했다. 그리고 그 문제들은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 책은 바로 스마트폰이 인간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주제로 한다. 특징적으로 이 책은 다른 디지털 매체를 배제한 채 오로지 ‘스마트폰’ 하나에만 초점을 맞춘다. 디지털 매체 전체의 문제점을 다루는 저작들은 많다. 그러나 오직 스마트폰을 겨냥한 책은 흔하지 않다.
이 책은 스마트폰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경고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든 이들이 읽어봤으면 한다. 특히 본인이 스마트폰 중독이라면 꼭 읽어보기를 바란다. 스마트폰이 어째서 위험한지, 어떤 위험을 야기하는지 이 책이 자세히 설명해줄 것이다.
스마트폰의 환상
스마트폰은 일반 시민들의 생활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통신은 기본이고 SNS, 금융, 쇼핑, 교육, 기타 등등 우리가 잘 쓰고, 또 익숙해진 기능들이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완벽해졌다. 이전까지 우리는 이 기능들을 위해 둔하고 무거운 데스크톱이나 노트북을 구매해야 했다. 인터넷 통신을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장소, 기계, 시간 등이 필요했다. 하지만 손에 들고 다니는 컴퓨터, 스마트폰의 등장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은 완벽히 없앴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스마트폰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조차 없다.
스마트폰은 일반 시민들에게만 영향을 끼친 것이 아니다. 특히 스마트폰의 가능성에 주목한 IT 기업이 많은 영향을 받았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에도 IT 기업은 혁신의 대명사요, 기술의 첨단을 달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스마트폰은 날개를 달아주었다. 이제 이들은 어떤 기업과 견줘도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전 세계의 부를 쓸어 담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메타 등이 바로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은 자신들의 서비스를 스마트폰의 특징과 접목하여 인간의 편의성을 한 층 더 끌어올렸다. 이제 시민들은 IT기업의 서비스를 더 이상 버릴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촉발한 변화는 우리에게 꼭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스마트폰은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스마트폰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는 꾸준히 있었다. 많은 연구들은 스마트폰이 일으키는 부작용을 지적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부작용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경시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우선 IT 기업들의 농간으로 인해 이 연구 결과물들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둘째는 사람들이 이 기기에 중독되어 애써 사실을 외면했다. 누군들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할 때의 부작용을 모를까. 중독에서 오는 쾌락 때문에 그냥 무시하고 쓰는 것뿐이다.
문제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심각하다는 것이다. 광범위한 분야에서 다양한 문제들이 쏟아져 나왔다. 신체적, 정신적 문제들은 대강 상상할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사회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촉매제라는 사실을 아는가. 사회의 화합을 깨고 극단주의를 부추기는 데 스마트폰이 일조하고 있다고 한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스마트폰의 악영향, 극단주의
스마트폰의 악영향은 정말 많다. 신체적으로는 근시가 대표적이다. 통계를 굳이 들먹거리지 않더라도 안경을 끼는 사람들의 수가 예전에 비해 엄청나게 증가했다. 오히려 안경을 끼지 않는 것이 더 희귀할 지경이다. 예전에는 책과 텔레비전이 문제의 원인이었다. 하지만 이제 대부분의 근시 환자는 스마트폰 때문에 발생한다. 한편 정신적으로는 우울증, 불안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 스마트폰은 일종의 ‘중독’을 일으켜 이 기기가 없을 경우 엄청난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스마트폰의 이용은 자연스럽게 인간의 사회적 결속력을 떨어뜨린다. 이것이 우울증을 불러일으키고 다시 스마트폰에 빠져들고, 또 우울증을 심화시키는 등, 이러한 악순환을 끊임없이 반복하게 한다.
상술한 악영향 외에도 많은 문제들이 있다. 하지만 여기서 책의 내용을 전부 말할 필요는 없으리라. 그보다 중요한 문제 하나를 선택하여 논하는 것이 더 유익하다고 판단했다. 필자가 생각하는 스마트폰의 가장 큰 문제는 극단주의의 발화 및 강화이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이전에도 물론 이 문제는 존재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스마트폰으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렸다.
스마트폰, 정확히는 스마트폰을 매개로 하는 IT기업의 서비스들은 인간의 관심을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오래 붙잡으려고 한다. 이유는 사익 추구이다. 이들의 수익은 대체로 광고이다. 따라서 사용자들의 이용 시간이 곧 광고 시간이며, 수익 그 자체이다. 그런데 이들 기업이 사람들을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단계적으로 자극적인 미디어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인간은 자극적인 것에 쉽게 빠지는 본성이 있다. 기업체는 이 본성을 이용한다. 조금씩 이용자들에게 더 자극적인 내용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콘텐츠의 내용은 시간이 지날수록 극단적일 수밖에 없다. 바로 그게 자극적이니까! 기업들은 이 방법으로 사용자들의 시간을 잡아먹었다. 결국 사용자들은 기업체가 제공하는 광고를 보고 이들에게 많은 수익을 안겨 주었다. 그동안 사람은 극단주의에 경도되어 망가져갔다.
극단주의의 득세는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스마트폰이 있고 인터넷이 연결되는 모든 곳에서 이런 폐해가 발생한다.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인터넷을 끊든, 스마트폰을 던져 버리든, 혹은 인터넷이 아예 연결되지 않는 오지로 가든, 어쨌든 이런 극단적 거부밖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한국도 이와 다르지 않은 문제를 겪고 있다. 그러면 과연 스마트폰으로 인해 강화된 한국의 극단주의는 무엇일까?
한 사례를 꼽자면 젠더 분쟁이 있다. 특히 이와 관련된 레디컬 페미니즘의 득세는 스마트폰 – 인터넷 환경이 큰 역할을 했다. 특히 트위터를 비롯하여 인터넷 카페, 홈페이지를 통해 이들의 세력이 결집하면서 많은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들은 공공연하게 타 성별에 대한 망언을 쏟아내고 행동하면서 스스로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극단주의를 막아야 하는 정부도, 시민 사회도 기타 각계각층의 사람과 집단도 딱히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들을 이용할 생각만 가득하다. 일례로 한국 문단은 주 소비층이 여성이고, 레디컬 페미니즘에 호의적이라는 사실을 공공연하게 돈벌이로 이용하려 든다. 구체적 사례로 그 결과 ‘젊은 작가상’에서는 대놓고 남성 혐오 단어를 내뱉는, 작품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남성 혐오 소설을 수상작에 올리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 저질스러운 행태는 결국 극단주의의 득세 때문이다. 그리고 이 극단주의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으로 인해 생겨난 괴물 같은 현실이다.
스마트폰, 어떻게 대해야 할까?
스마트폰의 악영향을 막기 위해 이 책은 정부 정책을 통한 강력한 통제를 옹호한다. 특히 작가는 스마트폰에 대한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그 자체를 제거 해버 리거나 접촉하지 못하게 하는 극단적인 방식을 선호하는 듯하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을 사례로 들었다. 여기서 한국은 스마트폰을 제재할 강력한 법률을 만들었다고 소개한다. 이에 대한 결과에 대해서는 말을 하지 않지만 말이다.(실제로 결과는 처참했다. 딱히 스마트폰의 악영향을 막지 못했다.)
필자는 스마트폰의 문제점에 대해 깊게 공감한다. 하지만 작가의 사고방식까지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작가가 스마트폰을 무슨 해로운 마약 취급을 하는 듯 느껴진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상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는 없다. 특히 강력한 제재를 통해 스마트폰 문제를 해결한다는 발상은 비현실적이다. 이건 성공할 수 없는 방법이다.
작가는 스마트폰을 과도하게 악마화한다. 하지만 스마트폰도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작가의 생각처럼 시중에 나뒹굴며 문제를 일으키는 마약과는 다르다는 말이다. 스마트폰이 우리 사회 곳곳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된 것은 결코 이 기기에 중독되었기 때문만이 아니다. 당장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활동할 수 있게 된 것은 전적으로 스마트폰 덕분이다. 스마트폰이 없었다면 우리는 정해진 장소에서 인터넷을 연결해야 했던 예전의 그 공간적인 제약을 계속 느껴야 했을 것이다. 결국 인류의 진보는 더욱 느려졌을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스마트폰과 삶. 둘의 조화가 필요하다. 무턱대고 차단하는 방법은 이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 어차피 스마트폰이 보급된 이상 이것으로 발생할 문제는 언제고 우리를 위협할 것이다. 그렇다면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이에 대비하는 것뿐이다. 이는 스마트폰의 긍정적인 점을 강화하고 부정적인 면을 줄이는 교육을 늘리는 것으로 해결해야 한다. 강제적인 통제는 효과도 없을뿐더러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스마트폰의 악영향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기술한 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어날 수 있고, 또 일어나는 스마트폰 사용의 부작용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스마트폰을 그저 인간에게 유용한 기기가 아닌, 위협적인 도구라는 새 관점을 제시한다. 이는 이제까지 디지털 혁명을 통해 인류가 한 단계 진보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사고를 경계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그러나 작가는 스마트폰에 대한 위험을 강조하는 반면, 긍정적인 측면은 경시하거나, 혹은 무시하고 있다. 이 책은 작가의 의도대로 스마트폰의 수많은 악영향에 대해 나열하면서 사람들의 불안을 부추긴다. 그렇지만 익히 알려져 있듯, 스마트폰은 우리 사회의 여러 분야를 혁신했다. 조금 과장하자면 우리 인류의 지평을 한 층 더 넓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따라서 이 책을 읽을 때, 스마트폰의 단점만 보고 장점이 없다고 생각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될 것이다.
스마트폰은 앞으로 더 많은 인간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는 인간이 막을 수 없는 변화의 추세다. 작가의 이 책은 물론 스마트폰의 문제를 짚어내는 훌륭한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우리가 마주할 미래를 보여주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우리의 미래는 스마트폰과 함께 가야 한다. 따라서 마지막으로 이에 대해 더 자세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 저자
- 만프레드 슈피처
- 출판
- 더난출판
- 출판일
- 202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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