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60

유현준의 인문 건축 기행 (유현준, 을유문화사)

건축물 톺아보기 건축물은 그저 건축물이 아니다 잘 만든 건물은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 서울의 경복궁이나 숭례문, 종묘 기타 역사적 건축물들은 그 앞에 서면 시대를 뛰어넘는 감정의 울림을 이끈다. 비단 오래되어서 그런 건 아니다. 한국 마천루의 상징인 63빌딩이나 롯데월드타워의 쭉 뻗은 몸을 보면 멀리 있어도 전율이 인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아파트, 주택, 기타 공공건물들에서는 마음이 동하지 않는데 어떤 건축물은 보는 것만으로도 사람의 관심을 끈다. 그 차이를 만드는 결정적 요인은 뭘까? 필자 생각에는 건축물을 만든 건축가의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한다. 건축물은 건축가가 인생을 대하는 자세, 감정, 신념 따위를 포함한다. 마치 작가의 글귀에 그 사람의 평소 생각이 묻어나는 것처럼. 또 화가의 붓질 한 번에 ..

전자책/서평 2023.08.08

이순신, 신은 이미 준비를 마치었나이다 (김종대, 시루)

영웅이 필요하다 난세 한국 사회는 위기다. 언제 안 그런 적이 있었겠느냐만은, 요새는 한층 심해졌다. 기록적인 저출산, 청년 실업, 노인 빈곤, 자살 기타 등등. 대충 나쁜 단어 하나를 입에 담으면 대개 한국 사회 위기의 원인이다. 반면 한국의 좋은 것, 희망찬 것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지금과 비견할 수 있는 시대가 있을까 싶지만 애석하게도 한 사례가 있다. 바로 임진왜란을 전후한 조선이다. 부정부패, 모순, 혼란으로 점철된 시기. 이 때는 놀랍도록 현대 사회와 비슷하다. 답이 없다는 것이 말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영웅의 존재다. 임진왜란 시기는 많은 영웅들이 있었다. 그 가운데 성웅 이순신도 있었다. 그는 썩은 조선에 난 기적이었다. 꼭대기부터 부패한 사회의 한 줄기 희망이었다. 단순히 문무를 겸비..

전자책/서평 2023.08.07

우리는 침묵할 수 없다 (윤영호 · 윤지영, ㅁ)

더보기관련 책 서평 바로가기[소개] 전쟁일기 - 우크라이나의 눈물 (올가 그레벤니크, 이야기장수) (tistory.com)[서평] 전쟁을 짊어진 사람들 (안드레이 클류치코 외 6인, 스리체어스) (tistory.com) [소개] 전쟁일기 - 우크라이나의 눈물 (올가 그레벤니크, 이야기장수)책 소개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이다. 금년 2월에 시작한 전쟁은 러시아의 승리로 끝날 듯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지리멸렬했다. 우크라이나는 수도 키이우를 지키는 데 성공했고. 오히려 북부smallreader.tistory.com [서평] 전쟁을 짊어진 사람들 (안드레이 클류치코 외 6인, 스리체어스)책 소개 2022년 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발발했다. 이 뉴스가 떠들썩했던 게 무색할 정도로 이제 우크라이나 전..

전자책/서평 2023.05.02

불가능한 누드 (프랑수아 줄리앙, 들녘)

서양 철학과 중국 철학, 차이를 비교하다 서양과 동양, 특히 중국과 서양 철학을 비교하는 시도는 예전부터 있었다. 이는 놀랍지 않다. 제국주의 시대 동서양의 국력 차이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진 것을 설명하려 할 때 으레 상대의 철학과 문화의 차이를 거론하곤 했으니까. 이는 제국주의 이후 현대에도 마찬가지다. 발전 속도의 차이를 포함해서 서로를 이해하려는 이유 때문이다. 양자 간 사상의 토대가 전혀 다르니, 이러한 비교 작업은 필수였다. 동서양의 차이 비교를 들먹이며 글을 시작한 건 소개할 책 ‘불가능한 누드’ 때문이다. 이 책은 ‘누드’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서로의 차이를 파악한다. 두 대상은 바로 중국 철학과 서양 철학이다. 비교의 목적은 서양 철학이 한계에 이르렀기 때문에 그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전자책/서평 2023.04.04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론 파워스, 심심)

조현병입니다 조현병은 이제 정신병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런 조현병의 ‘조현’은 현악기의 활줄을 조율한다는 뜻이다. 이 병명은 과거 조현병이 ‘정신분열증’이라는 단어로 불릴 무렵 병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무너뜨리려는 의도로 만들어졌다. 애석하게도 이는 실패했다. 조현병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혐오감을 지우는 건 불가능했다. 조현병이라는 단어가 쓰이는 용례를 보자. 예를 들어 어른은 물론이거니와 어린아이들까지 이 병명을 타인을 향한 비속어로 쓴다. 이런 사례는 조현병을 혐오하고 또 악마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니다. 오히려 외국의 사례들이 더 끔찍한 경우도 있다. 가령 나치 독일의 정신병자 학살, 무지와 반지성주의와 혐오로 똘똘 뭉친 조현병 환자에 ..

전자책/서평 2023.03.19

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알에이치코리아)

나, 외계 항성계에서 깨어나다 책 ‘프로젝트 헤일메리’의 인기가 대단하다. 출간 후 시간이 꽤 흐른 지금도 SF소설을 추천할 때 꼭 언급된다. 특히 이 책은 저자 ‘엔디 위어’의 여타 작품들처럼 영화화가 예정되어 있다. 그의 첫 작이자 영화화된 ‘마션’에 푹 빠졌던 필자에게는 낭보가 아닐 수 없다. ‘마션’은 SF소설 중 수작으로 꼽힌다. 극한의 상황에서 위트를 잃지 않는 주인공 마크 와트니의 모습을 보고 얼마나 웃고 또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저자의 전작 ‘마션’이나 ‘아르테미스’를 압도한다. 더 커진 스케일의 사건, 더 매력 넘치는 등 장인물의 존재 덕분이다. 엔디 위어의 전작이 태양계 내부였던 반면 이 작품은 태양계 바깥의 다른 항성계를 배경으로 한다. 더불어 이야기..

전자책/서평 2023.02.19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스미노 요루, 소미미디어)

행복을 찾기 위한 어린아이의 분투기 행복을 정의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우리가 행복을 찾는 노력은 언제나 겉돈다. 특히 행복은 사람마다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같은 사람이라도 시간에 따라 휙휙 바뀐다. 그래서 더 찾기 어렵다. 주변 친구들의 해답을 힐끗 보고 베낄 수도 없으니까. 요행을 바라기도 힘들다. 행복 찾기를 먼저 이야기한 것은 책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가 한 아이의 행복 찾기 여정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주인공 ‘고야나기 나노카’라는 초등학생이다. 그 나이 또래와 다르게 조금 맹랑한 구석이 있는 아이다. 그런 탓에 같은 학급 아이들 중 친한 아이는 한 명도 없다. 당연히 대화를 나눈 아이는 손에 꼽을 정도다. 학교에서 그녀와 대화를 가장 많이 한 이가 담임인 히토미 선생님이다. 주..

전자책/서평 2023.02.03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로셀라 포스토리노, 문예출판사)

책 소개 제2차 세계대전은 콘텐츠 제작자에게 있어 화수분과 같아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졌고, 또 쏟아지고 있다. 이번 책 ‘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사람들’도 그렇다. 책의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 시기 나치 독일이다. 다만 이야기는 전쟁터 한복판의 치열한 싸움이 없다. 전투를 원한다면 이 책은 추천하지 않는다. 줄거리는 베를린에 살던 여인 ‘로자 자우어’가 제2차 세계대전 중 겪은 일이다. 그녀는 베를린 공습으로 살던 집이 파괴되고 같이 있던 유일한 가족인 어머니를 잃었다. 이후 신혼 생활 중 훌쩍 전쟁터로 떠나버린 남편이 살았던 시댁으로 거처를 옮긴다. 그곳은 독일의 평범한 시골 동네이다. 전쟁과는 연이 없어 보이는 마을. 하지만 전쟁은 그녀를 쫓아왔다. 히틀러의 친위부대와 명령으로. 그녀가 받은 명령은 히..

전자책/서평 2023.01.01

[소개] 서점은 왜 계속 생길까 (이시바시 다케후미, 유유)

책 소개 애석하게도 독서 인구는 줄어들고 있다. 세상에 재미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떠올려보면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과 이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들의 등장은 짧은 시간에 자극적인 소재로 재미를 창출한다. 반면 매사 시간에 쫓기는 현대 사회에 시간을 들여 꼼꼼히 읽어야 하는 독서는 날로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 그나마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 자기 계발서, 또는 베스트셀러가 있어 독서 활동은 사회 속에서 근근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서 하나 둘 독립 서점이 생겨나더니 이제는 그 수가 수도권에서만 수백 여개에 달하게 되었다. 독서가 쇠퇴한 시점에 서점 창업이 계속되고, 수가 많아지는 건 이상한 일이다. 독서 인구 부족으로 신음하는 한국에서 서점업은 미래는커녕 현..

전자책/서평 2022.12.27

[소개] 나, 조선소 노동자 (마창거제 산제추방운동연합, 코난북스)

책 소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마틴링게 프로젝트 건조 현장에서 크레인 충돌 사고가 발생했다. 2017년 5월 1일 노동절이었다.(https://youtu.be/7 hGRZejTyn4) 6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그보다 많은 이들이 다쳤다. 당시 많은 매체에서 이 사고를 다루었다. 그런데 5년이 지난 지금, 이 사건을 기억하는 이는 거의 없다. 부끄럽게도 나도 그랬다. 책 ‘나, 조선소 노동자’를 읽고 그제야 기억이 났다. 물론 나와 같은 사람은 드물지 않다. 오히려 흔하다. 산업 재해는 큰 건이 아니면 보도조차 되지 않는다. 크다는 건 어느 정도냐 하면 사람 수십 명의 사상자 정도는 나야 한다. 우리나라의 산재 사고는 하루에도 셀 수 없이 일어난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몇 명씩은 산재 사고로 사망한다. 우리..

전자책/서평 2022.1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