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가네코 후미코를 알게 된 건 영화 ‘박열’을 통해서이다. 이 영화에서 가네코 후미코는 박열의 든든한 조력자, 파트너, 그리고 연인으로 등장한다.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두 사람의 관계는 독특하다고 여길 지 모르겠다. 그들이 살았던 시기는 일제강점기였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일본 제국의 여성과 식민지 조선 남성이라는 정체성을 갖고도 이러한 관계를 형성했다. 나는 이 영화를 알게 된 후 흥미를 갖고 이를 시청했다. 대체로 만족스러운 영화였다. 하지만 영화는 그들의 일생 전체 중 아주 일부분의 시점에 초점을 맞춘다. 감질났다. 특히 가네코 후미코. 이 사람이 어째서 조선인 청년을 사랑하게 되었는지 알고 싶었다. 따라서 가네코 후미코가 직접 쓴 책 ‘나는 나’는 내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리라 생각했다. 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