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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 - 일터에서의 사고와 질병, 그에 맞서온 이들의 이야기 (노동환경건강연구소 기획, 포도밭출판사)

책 소개 이름이 중요한 건, 부를 단어가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기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 ‘고통에 이름을 붙이는 사람들’은 노동 현장에서 병, 질환 등 부를 말이 없던 것들에 명칭을 다는 사람들이 겪고 생각한 것을 엮은 이야기이다. 우리는 노동자의 삶에 무신경했다. 언론에 드러난 일부 끔찍한 일들에는 사람들은 분개한다. 그건 극히 일부이다. 잔인한 현실은 더 깊은 곳에 묻혀 이름도 붙여지지 않은 채 숨어있다. 저자들은 마치 흙 속에 파묻힌 유물을 조사하듯 숨어있는 현실을 끄집어낸다. 노동자를 아프게 하는 것과 그 속에서 아파하는 노동자의 현실을 말이다. 사회가 점점 좋아져서 ‘세상 참 많이 좋아졌네’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죽 늘어선 고급 아파트, 스마트폰 한 번만 누르면 하루 만에 원하는 걸 배달..

전자책/서평 2022.11.13

[소개] 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 (웬디 미첼, 문예춘추사)

책 소개 책 ‘치매의 거의 모든 기록’은 한 마디로 말하자면 ‘치매 환자를 이해하는 지침서’이다. 이는 치매 유무를 막론하고 모든 이들이 치매에 대한 사고방식, 가치관을 긍정적으로 바꾸도록 일조한다. 현재, 치매는 온갖 부정적인 이미지란 이미지는 다 가지고 있다. 이제 치매는 곧 인생의 끝이나 다름없다. 저자 ‘웬디 미첼’은 치매 환자이다. 이른 나이인 50대에 치매 진단을 받았다. 2014년 진단을 받은 그녀는 이 청천벽력과 같은 말에 좌절했다. 활발히 활동할 나이대의 저자에게 치매는 악몽과 같았으리라. 하지만 여타 치매 환자의 경로와는 다른 저자만의 삶을 선택했다. 자신이 치매 환자라는 사실을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한 명의 인간으로서 주체적인 삶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치매 진단 이후 아직도 자신의..

전자책/서평 2022.11.03

[서평] 손목시계의 교양 - 내 손목에 있는 반려도구의 인문학 (시노다 데쓰오, 한빛비즈)

손목시계 문외한은 모두 모여라 책 소개 책 ‘손목시계의 교양’에 관심을 갖게 된 여러분은 손목시계라는, 시계도 되고 사치품도 되고 패션 아이템도 되는 이 도구를 이해하기 위한 첫 단계를 끊었다. 이 책은 손목시계에 문외한인 사람을 위해 저술되었다. 이제 책을 읽는다는 전제 하에 어디에서 무식하다는 소리는 듣지 않으리라. 저자는 시계 전문 칼럼니스트라는, 희귀한 직업을 가진 ‘시노다 데쓰오’이다. 그는 공예 학교에서 시계를 배운 시계 전문가이다. 저자는 다양한 잡지, 신문, 그리고 책 저술 활동으로 손목시계를 널리 알리고 있다. 그가 이번에 대중의 손목시계 이해를 높이고자 하니 책의 신뢰도가 퍽 높다 하겠다. 손목시계가 스마트폰, 스마트워치의 등장으로 실용적인 면은 퇴색되었다는 분들이 많다. 맞다. 확실히..

[서평] 죽은 자 곁의 산 자들 (헤일리 캠벨, 시공사)

죽음이라는 금기 동서양을 막론하고 죽음은 꺼림칙한 단어이다. 우리는 본능적으로 죽음이란 단어를 회피한다. 마치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금기인 것처럼. 죽음의 표현은 점점 추상적으로, 간접적으로 변하고 직접적인 단어는 의도적으로 피하게 된다. 따라서 죽음은 우리에게 언제나 생소한 일이다. 설령 죽지 않는 생은 없고, 이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죽고 있음에도 말이다. 책 ‘죽은 자 곁의 산 자들’은 우리의 오랜 죽음에 대한 관례를 정면으로 깨부수는 책이다. 온갖 미사여구, 비유, 돌려 말하기로 최대한 회피하는 것을 미덕이라 생각한 죽음에 대한 우리의 관행, 편견 혹은 악습을 저자는 의문스럽게 여긴다. 특히 어린 시절, 저자에게 있어 죽음이란 비밀스럽고 생소한 것이 아니었다. 죽음은 가까이에 있었고 자연스러운..

[서평] 얼굴 없는 검사들 (최정규, 블랙피쉬)

우리의 미래는 우리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얼굴이 없다 우리는 타인의 감정을 살피려 얼굴을 본다. 눈, 코, 입, 기타 얼굴은 상대의 감정과 생각을 추측할 수 있게 한다. 또 얼굴은 개성을 나타낸다. 얼굴은 가치관이 그대로 녹아든다. 그렇기에 책 ‘얼굴 없는 검사들’은 얼굴이라는, 개성과 다양성과 그리고 가치관을 버리고 ‘조직’의 부속품이 된 검사의 모습을 적확하게 표현한다. 검사는 스스로 ‘검사동일체’라는 표현으로 결속력을 공공연히 자랑한다. 그러나 국민은 정의는 눈곱만큼도 없고, 권력만 탐하는 이들을 보며 조롱의 의미로 ‘검사동일체’라 말한다. 사람들은 모든 검사들에게 이런 비슷한 인상을 받는다. 한편 얼굴의 다른 기능은 바로 부끄러움의 표현이다. 종종 ‘낯짝도 두껍다.’, ‘철면피’의 표현을 사용하는..

[서평] 엘리트 세습 - 중산층 해체와 엘리트 파멸을 가속하는 능력 위주 사회의 함정 (대니얼 마코비츠, 세종서적)

더보기 책 소개글 링크 단절된 사회는 이해로 해결할 수 있다 선택적 인권 감수성 2022년 5월 9일, 한국 엘리트의 민낯이 드러났다. 연세대학교 학생 세 명이 같은 학교의 청소 노동자가 속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분회 관계자를 고소한 것이다. 사유는 학습권 침해. 약 600만 원 정도를 배상하라는 요구가 포함되었다. 전례 없는 상황에 노조는 당황했고, 한국 사회는 경악했다. 이에 분노한 사람들은(같은 학교의 다른 학생도 있었다.) 즉각 청소 노동자를 지원하고 나섰다. 대학교 청소노동자 처우는 해묵은 문제이다. 이들은 노동 강도가 높지만 인간적 처우를 받지 못한다. 법과 정의, 인권을 배우는 곳에서 정작 청소 노동자의 인권은 개나 줘버린 듯 행동했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노동자는 하인이었다. 과거 조선에는..

전자책/서평 2022.10.15

[소개] 전쟁일기 - 우크라이나의 눈물 (올가 그레벤니크, 이야기장수)

책 소개 우크라이나 전쟁이 한창이다. 금년 2월에 시작한 전쟁은 러시아의 승리로 끝날 듯했다. 그러나 러시아군은 지리멸렬했다. 우크라이나는 수도 키이우를 지키는 데 성공했고. 오히려 북부와 동북부의 러시아 군대는 우크라이나 군대에 의해 격퇴되었다. 이제 전쟁은 10월인 지금도 계속 전개되고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주의 주도 ‘하르키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 도시는 동북부에 있는 요충지 중에 요충지였다. 때문에 전쟁 직후 상황은 말 그대로 풍전등화와 같았다. 전쟁 발발 4일째 되는 날은 러시아군이 진입하기까지 했다. 다행인 것은 우크라이나는 곧 이들을 몰아냈다. 이후에도 러시아군의 공격이 있었지만 우크라이나군은 도시 방어에 성공했다. 책 ‘전쟁일기 – 우크라이나의 눈물’은 이곳 주민 ‘올가 그..

전자책/서평 2022.10.10

[소개] 헌책방 기담 수집가 - 사연 있는 책을 찾아 드립니다. 수수료는 당신 삶의 이야기! (윤성근, 프시케의숲)

책 소개 헌책방 하나가 있다. 그곳 주인은 헌책을 사고팔기도 하지만, 독특한 일 하나가 더 있다. 바로 헌책 중 원하는 서적이 있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찾아 주는 일이다. 그 대가는 바로 손님의 사연이다. 그들의 이야기는 주인의 수첩에 빼곡히 적혀 언젠가 세상에 나올 날을 기다리고 있다. 소설의 도입부와 같은 이 이야기가 사실은 소설이 아니라면 어떨까. 우리들 곁에도 이런 낭만적인 헌책방 주인이 있다. 바로 책 ‘헌책방 기담 수집가’의 저자 ‘윤성근’씨이다. 언뜻 보면 소설 같은 이 이야기는 몽땅 다 사실이다. 하지만 소설이 아니라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소설만큼 재미있는 현실 이야기이다. 책은 저자가 겪은 사연을 하나 씩 풀어내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우선 찾아야 할 책을 보여주고, 이에 대한 ..

전자책/서평 2022.10.08

[소개] 휠체어 탄 소녀를 위한 동화는 없다 (어맨다 레덕, 을유문화사)

책 소개 나는 동화를 즐겨 ‘들었다’. 읽었다는 말을 잘못 쓴 것이 아니다. 언젠가 부모님이 카세트테이프 탑을 가져온 적이 있다. 이 탑은 노란색이고 뱅뱅 돌아가는데, 안에는 카세트테이프를 하나 씩 꼽아 넣을 수 있도록 홈이 파여 있었다. 그 홈에는 테이프가 빽빽하게 차 있었다. 나는 처음에 테이프보다 그 탑 모양의 케이스를 더 좋아해서 뱅글뱅글 돌리며 놀았다. 그렇지만 어느 날부터 그건 지겨워졌다. 그리고 오디오에 아무 테이프나 꼽아 놓고 듣기 시작했다. 그러면 성우가 동화를 하나 씩 들려줬다. 수없이 많이 테이프를 돌려 듣다 보니 오디오가 망가져서 두 번째 오디오를 사고, 또 망가져 세 번째 오디오를 산 기억이 난다. 이제는 카세트테이프도 그와 함께 있던 케이스도 없지만 세 번째 오디오는 아직 집에 ..

전자책/서평 2022.10.07

[소개] 낯선 이웃 - 어느덧 우리 곁에 깃든 한국의 난민들 (이재호, 이데아)

책 소개 2018년, 한국을 발칵 뒤집는 사건이 있었다. 수백의 예멘인이 무더기로 제주도에 입도했다. 예멘은 내전 중에 있었다. 이들은 도저히 고향에서 삶을 꾸려나갈 수 없어 익숙지 않은 이곳까지 도망쳤다. 이들이 제주도까지 흘러들어온 것은 정책 때문이다. 제주도는 관광 활성화를 위해 무사증 제도를 시행 중이다. 덕택에 이들이 제주도에 입도하는 건 어렵지 않았다. 한국은 대규모로 난민을 받은 경험이 없었다. 한국은 당황했다. 긴급하게 이들을 제주도에 가둬놓는 초강수를 둔 이유다. 그리고 수개월 간 난민은 우리 사회에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아파했다. 이들은 낯선 곳에서 한국 사회의 냉대를 한 몸에 받았다. 책 ‘낯선 이웃’은 이들의 이야기이다. 저자 ‘이재호’는 기자로 예멘 난민의 입국부터 난민 심사 종료까..

전자책/서평 2022.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