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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퓰리처 글쓰기 수업 - 논픽션 스토리텔링의 모든 것 (잭 하트, 현대지성)

책 소개 필자는 평소 작문 책을 종종 읽는다. 책 ‘퓰리처 글쓰기 수업’을 선택한 이유다. 이 책은 작문, 특히 논픽션 내러티브 글쓰기를 가르친다. 저자 ‘잭 하트’는 미국 언론인으로 ‘오레고니언’의 편집자였고, 이후 글쓰기 강사로 활약했다. 솔직히 나는 잭 하트라는 저자는 이번 책으로 처음 알았다. 다만 퓰리처 상을 탔던 작가들과 일하고, 편집자로서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는 것만 안다. 다양한 작문 책이 많다. 그런데 굳이 이 책을 고른 건 저자의 이런 경험 때문이다. 퓰리처 상 이름값이 있으니 내용이 못해도 중박은 치겠지 싶었다. 덧붙여 뜬금없지만 책을 고르기 전, 한국인으로 퓰리처 상을 두 차례 수상한 기자의 책이 발매된다는 소식을 들어서다.(퓰리처상 수상 한국인 기자, 경계의 시선으로 한국의 문화..

전자책/서평 2022.09.29

[서평]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 (하루, 상상출판)

뉴욕 살이 4년 차 유튜버의 뉴욕 생활기 안녕, 뉴욕!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가 어느새 진정 국면으로 들어섰다. 코로나가 사라진 건 아니지만. 어쨌든 사람들은 예전 일상으로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외국 여행도 마찬가지다. 코로나로 뚝 떨어진 여행객들이 확 늘어났다. 하지만 성인이 된 지 한참 지난 지금도 여권이 없는 나다. 그러니 나와는 별 상관없는 일이었다. 뉴스에서 그렇다고 하니 "음,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일밖에. 그런데 웬걸, 여행은커녕 집 밖에 나가는 것도 귀찮은 내게 뉴욕이 먼저 다가왔다. 책 '뉴욕에 살고 있습니다'가 바로 그 뉴욕이다. 저자 '하루'는 유튜버다((260) haruday하루데이 - YouTube). 뉴욕에 사는 4년 차 '뉴요커'이기도 하다. 뉴..

[서평] 코로나가 아이들에게 남긴 상처들 (김현수, 해냄)

어른들 문제에 가려진 아이들의 위기 상황 코로나19와 아이들 코로나19가 세상을 덮친지도 몇 년, 이제 우리는 이 병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팬데믹 초창기의 혼란함은 가라앉았다. 이제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의 상황은 아니어도 초기의 제재 조치를 맞닥뜨리던 상황과 비교하면 천국과 같다. 지역 곳곳에서 축제가 열리고, 사람들의 오프라인 모임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식당은 코로나19 때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사람이 가득하다. 이를 보면 적어도 외형상 코로나19 사태는 진정 국면에 돌입한 듯 보인다. 설령 그것이 냉정히 말해 코로나19를 마주하는 사람들이 코로나19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없고, 그래서 엔대믹 상황으로 치달아서 코로나19를 퇴치하는 노력이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이지만. 하..

[소개] 겁내지 않고 그림 그리는 법 (이연, 미술문화)

책 소개 필자는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이 부러웠다. 부끄럽지만 학창 시절에 단 한 번도 미술에서 좋은 점수를 따 본 적이 없었다. 항상 실기는 최하 점수였다. 결국 점수를 만회하려 필기시험에 올인했다. 그 결과 미술 시간은 언제나 고통이었다. 뭘 한다는 것 자체에 두려움을 미술 과목에서 느꼈다. 언젠가 반에 그림 잘 그리는 학생이 몇 있었다. 이들 중 일부는 성인이 되어 그림을 그리며 산다. 그림 좀 배워볼까 느낀 계기다. 미술을 하며 사는 게 멋졌다. 지금이라면 옛날의 두려움을 느낄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기도 했다. 곧장 그림 서적 몇 권을 샀다. 그뿐이랴. 종이도 연필도 또 지우개도 샀다. 그렇지만 흰 종이를 보자 이전의 공포(이건 성적이 밑바닥일 거라는 확신에서 나오는 공포였다.)와는 다른 두려움이 ..

전자책/서평 2022.09.13

[소개] 해적들의 창업이야기 (최규철, 신태순, 비전코리아)

책 소개 책 '해적들의 창업이야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창업에 대한 관념을 깨는 책이다. 원래 책을 읽기 전, 필자가 생각하기에 창업은 무진장 돈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많이들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저자 '최규철'은 적극적으로 이 통념에 반발한다. 저자는 1세대 벤처 기업가로 창업하여 성공과 실패를 모두 겪은 산 증인이다. 그는 처음 통념대로 사업을 했다. 수완이 있었던 것인지 꽤 성공해서 유명해졌다. 그렇지만 좋은 시절은 계속되지 않았다. 그는 사업 자금을 대출과 투자로 충당했다. 호황일 때는 이래도 괜찮았다. 돈이 부족하면 투자받으면 그만이었다. 문제는 불황이었다. 투자금이 줄어들다가 끊겼다. 돈이 궁했다. 적어도 직원 월급은 줘야 한다는 생각에 대출과 사채를 썼다. 결..

전자책/서평 2022.09.12

[소개] 민주주의는 회사 문 앞에서 멈춘다 (우석훈, 한겨레출판)

책 소개 우리의 민주주의는 길거리에나 있는 걸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대부분 회사 문턱에 들어서기 직전, 민주주의를 버린다. 희한하다. 수 백만이 한날한시에 시위를 벌이는 나라다. 시위로 정치를 바꾸기까지 하는 우리. 그렇지만 유리창 하나 사이를 두고 시위를 하는 사람과 회사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을 비교하면 같은 한국인인가 싶다. 바깥과는 달리 회사는 군사 독재를 뺨친다. 박정희, 전두환이 기업을 경영해도 이럴까 싶다. 그런데 또 이런 상황을 우리는 견디기만 한다. 책 ‘민주주의는 회사 문 앞에서 멈춘다’는 회사의 비민주적인 행태를 꼬집는 문제작이다. 이 저서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직장 민주주의’다. 상명하복, 권위주의, 부당한 명령 복종 등, 회사는 사회 초년생이 보기에는 학교에서 배운 것과는 영 딴판..

전자책/서평 2022.09.06

[소개]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 (김규진, 위즈덤하우스)

책 소개 제목만 보면 설렌다. 내 결혼은 현실이지만 남 결혼은 멋진 이야기니까. 특히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약 1/3인 대한민국에서 살다 보니 더욱 그렇다. 결혼이 당연한 세상은 옛날이 되었다. 사람들은 살기도 팍팍한 세상에서 언감생심 결혼은 꿈도 꾸지 못한다. 그래서 제목부터 애정이 듬뿍 담긴 이 책이 마음에 든다. 책은 제목대로 사랑과 결혼 이야기이다. 정확히는 저자의 사랑 쟁취기이다. 그런데 책 ‘언니, 나랑 결혼할래요?’에서 나오는 사랑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랑이 아니다. 그 사랑이 이성애가 아닌 동성애이다. 저자 ‘김규진’은 한국의 평범한 레즈비언이다. 상대도 레즈비언이고. 고로 레즈비언 둘의 사랑과 결혼 이야기라고 뭉뚱그려 말할 수 있겠다. 고작 그 차이 하나 때문에 저자는 다른 사람보..

전자책/서평 2022.08.31

[소개] 관통당한 몸 – 이라크에서 버마까지, 역사의 방관자이기를 거부한 여성들의 이야기 (크리스티나 램, 한겨레출판)

책 소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 역사에 전쟁 없는 날은 없었다. 특히 역사의 주요 변곡점은 대체로 전쟁이었다. 예컨대 고구려 – 수 전쟁의 대미를 장식한 ‘살수 대첩’은 수나라의 붕괴 및 멸망의 도화선이 된 사건 중 하나였다. 한편 전쟁 범죄도 유구한 역사를 지닌다. 중국의 고대 역사서를 보면 그 유명한 항우의 학살, 조조의 서주 대학살 등이 전해오고 있다. 이를 보면 전쟁 범죄의 역사도 오래된 인류의 역사라고 할 수 있겠다. 책 ‘관통당한 몸’은 전쟁 범죄 가운데 전시 강간을 다룬 책이다. 저자 ‘크리스티나 램’은 오랜 시간 언론인으로 활동하면서 전장을 누볐다. 그녀의 삶이 전쟁에 가까울수록, 전쟁 범죄의 참상과도 가까웠을 것이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래서 저자는 전시 강간이라는 범죄에 더..

전자책/서평 2022.08.29

[소개] 실직 도시 - 기업과 공장이 사라진 도시는 어떻게 되는가 (방준호, 부키)

책 소개 책 ‘실직 도시’는 흥망성쇠를 모두 겪은, 그리고 쇠퇴기의 한복판에서 발버둥치는 군산과 그곳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르포르타주이다. 사실 여느 지방 도시나 쇠퇴의 기운은 완연하다. 발버둥치는 주민들의 모습도 대개는 군산과 비슷하다. 그래서 지방 소멸이라는 단어가 전국적으로 쓰이고 있지 않나. 그런데 어째서 다른 곳도 아니고 군산이 선택되었는가. 왜 군산이 이 르포르타주의 주제가 되었을까? 군산은 특별하다. 무려 두 개의 대기업이 대공장이 있는 도시였다. 이게 도시와 주민의 정체성을 결정했다. 사실 공장이 정체성 그 자체였다. 남부럽지 않은 대기업 일자리, 끊임없이 쏟아지는 일에 치이는 중소기업. 발전하는 서비스업. 기타 등등. 끝 모를 정도로 차오르는 풍선, 그게 군산이었다. 그래서 군산의 몰락..

전자책/서평 2022.08.21

[소개] 최전선의 사람들 - 후쿠시마 원전 작업자들의 9년간의 재난 복구 기록 (가타야마 나쓰코, 푸른숲)

책 소개 도서 ‘최전선의 사람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폐로를 위해 모인 작업자들의 9년간의 이야기이다. 저자 ‘가타야마 나쓰코’는 언론인으로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계속 원전 작업자에 대한 취재를 계속하고 있다. 그의 글은 행정당국이나 기업(여기서는 도쿄전력과 원청 및 큰 하청 기업)처럼 거시적인 대상을 중심으로 다루는 것도 아니고, 정책과 같은 무형의 것을 다루는 것도 아니다. 또한 원전 사고의 피해자를 중심 대상으로 하지도 않는다. 저자가 근 10여 년 간 보고 들은, 그래서 이 책에 쓰인 이야기들은 전부 재난 복구 현장에 뛰어든 원전 노동자들이 주인공인 이야기이다. 다른 이야기들은 그저 곁다리일 뿐, 원전 노동자가 중심 축이라는 사실은 책이 끝날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 책은 ..

전자책/서평 2022.08.19